* 비속어 비문 오타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이래도 되나 싶은 관심을 받고있다.
어떡하지.
감사합니다...카미가카리가 재미있답니다.
드디어 3편에 이르러 세션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드디어 세션후기가 아닌 제대로 된 관통후기다.
세션 후기로 쓸 수도 있었지만 니르바나 이후 다음 세션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대환장의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이 기간을 일단 따로 분리하기로 했다.
그렇게 니르바나가 끝난 뒤, 봄스는 세이메이 부르면서 우는 봇이 됐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이 때도 아 치였다...이런 감각은 아니었다. 지난 올해의 치임상을 곱씹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봄스는 치였다 싶으면 바로 고록을 찌러 뛰어간다. 치임 자각과 고록 작성 사이 시간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니르바나 이후로는 고록은 쓰지 않고 울기만 했다. 안 치였기 때문이다. (괜히 강조해본다.) 누가 치였냐고 물어봐도 안 치였다고 대답했다.
그렇게....치이지는 않았지만 하루에 60 트윗 정도 세이메이를 부르짖으며 우는 날들이 시작되었다.
봄스의 취향은 엄청나게 확고하다. 탐라 사람들이 대충 다 알 정도로 확고하다. 취향이 아닌 지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아니라고 말한다.
나는................헤이안 시대도, 역사 기반 창작 인물도, 금발도, 직모도, 여우귀도 취향이 아니다.
정말로 취향이 아니다.
니르바나를 플레이하던 날 카페 로비에서 휴님을 만났는데, 휴님이 '헤이안 배경 연출 룰이 있는데 좋아하실 것 같다'고 추천해주셨을 때도,
"아뇨 저 역사 기반 소재 별로 안 좋아하고 일본 역사 모르고...헤이안에도 별로 관심도 없어서요......."
라고 말했다.
멍청한 놈.....................................ㅎ
그리고 다음에 다시 휴님 만났을 때 바짓가랭이 붙들고 제발 그 룰북 이름 좀 알려달라고 빌었음.
아무튼 그렇게 세이메이는 나의 취향에 비추어 치일만한 요소가 없었다.
딱 하나를 제외하고.
나는.........
사제관계에 약하다. 진짜, 진짜, 진짜, 진짜 약하다.
이유는 별 게 없다.
나를 오타쿠로 만든, 지금 다시 돌이켜 생각해봐도 그 때 그 작품을 보지 않았으면 내가 오타쿠가 되지 않았을텐데 라고 생각하는 내 인생 최애작에서, 인생 처음으로 잡은 최애커플이...
그리고 약 1n년을 넘어 거의 20년 가까이 지금도 꾸준히 사랑하는 최애커플이......
사제지간이었다.
그것도 망한 사제지간이었다. (왜 망한 사제지간인지 말하면 스포일러니까 직접 보시길 바란다..............아니 봐주ㅜ세요.....제발...)
한 쪽이 요괴인 것을 알면서도 사랑으로 보듬어 기른 스승님과 그런 스승님을 은애하는 제자.......
너무.................
너무........
괴로워서 물 한 잔 원샷하고 왔다.
아무튼 내가 티알피지를 하면서 이렇게 찐한 사제관계를 먹을 줄을 몰랐지.
그렇지만 세이메이를 부르면서 우는건 그냥 세이메이가 내 제자라는 점 때문이 아니라..............무라사키가........쓰레기라는 사실을...곱씹을 때마다 너무 괴로워서였다.
내가 빡칠 때마다 정말로 무라사키 머리채를 잡았다면 무라사키는 대머리가 된 지 육개월이 넘었을 것이다. 털도 풍성하니 잡기 좋네 수염난 일남같으니.............
그러니까 내가...무라사키가 진짜로 좋은 스승이었고 납득할만큼의 애정을 세이메이에게 주었다면 내가 이렇게 두고두고 후회스러울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다못해 플레이 중에 세이메이한테 잘했다 내 제자 훌륭하다 한 마디라도 해줬다면 이렇게 괴롭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세이메이가 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무라사키는 세이메이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그가 시간을 넘나들면서 몇 번이고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 지도 정말 1도 몰랐다. 본능대로 산다면 악신을 닮았을 그 품성에게 인간을 사랑하도록 주입시킨 건 자기면서 기억도 못하고 세이메이를 방치해뒀다는 사실이 정말 한 번씩 떠오를 때마다 너무 괴로웠다.
가상의 인간도 모자라 어느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도 아니고 티알피지에서 합쳐서 30분쯤 나왔을까 말까 한 얼굴도 없는 캐릭터에 대해 이렇게까지 죄책감을 느끼며 괴로워한다는 게 이상할 수도 있지만 오타쿠란 그런거다.
난 오타쿠다. 어쩔 수가 없다. 나인들 이렇게 과몰입하고 싶었겠는가 이해해줘라.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어쨌든 연애감정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이게...만약 평범하게 커뮤에서, 혹은 다른 PC한테 생긴 마음이라면 제가 그 캐릭터를 사랑하게 해주십쇼 하고 고록 파고 승낙이든 거절이든 듣고 편해졌을 것이다.
근데 세이메이는 NPC이다. NPC =/= 마스터 자캐 인 것이다. NPC는 어디까지나 이야기를 위해 있는 도구이고 마스터한테 그 캐릭터를 꼭 움직여야할 의무는 없다. 나도 마스터를 딱히 앤캐 오너라고 부르고싶지 않다.
알피지 속의 캐릭터는 이야기 속에만 존재한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가 영원히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테이블을 거치지 않으면 나오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이 이야기만 해 달라고 할 수도 없다........................그런 고민 속에서..........괴로움에 세이메이 이름만 부르짖는 나날들이 흘러갔다.........
이 사이가 기니까 몇 개의 사건만 꼽아보았다.
(1) 부산 가서 오열한 이야기
부산으로 출장을 갔었다. 출장 중에 마이 ORPG 팀원인 코기님을 만났다. 코기님은 기억해두자. 다음 편에 또 나온다.
이 때만 해도 우리 팀은 카미가카리는 아직 안 했었고 당연히 세이메이에 대한 디테일은 모른 채 내가 탐라에서 울부짖는 것만 보셨던 코기님이었는데,
진짜.....무슨 생각이었는지...밥 먹고 카페 가서 n시간동안 코기님을 붙잡고 세이메이 이야기를 하며 오열했다...............................
진짜...무슨 짓이냐 싶은데.......그렇지만 코기님은 친절하셨다........그 두서 없는 얘기를 다 들어주셨다........
나 "아니 그러니까요 세이메이가 어 저는 기억도 못하는 사이에 그런 호무라 같은 짓을 아니 죄송해요 이렇게 막 헛소리를 하려던 게 아닌데"
코기님 "괜찮아요 저 호무라 좋아해요"
뭐 대충 이런 플로우였다.
그리고 이 때의 연으로 인해서 코기님은 4편에 다시 등장하게 되는데...투 비 컨티뉴.
(2) 세이메이 얼굴 생김
언젠가인가 또 탐라에서 울고 있을 때 캐나다 가셨던 멘던님이 말을 걸어오셨다. 멘던님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1편을 다시 보고 오자.
출국으로 인해서 니르바나는 같이 플레이를 못하셨기 때문에 나는 멘던님을 붙들고 니르바나 이야기를 하다가 또 다시 세이메이 이야기로 빠져 오열하기를 반복했다.
멘던님과는 뇌신초래를 같이 플레이하기도 했고, 또 니르바나 이후 후속 시나리오가 나오는대로 같이 플레이하자고 했기 때문에 나는 진짜 안해가던 연성까지 곁들여서 니르바나 설명을 했다.
그러자 멘던님이 세이메이 생김새를 물어보셨고 나는 대충 세션 중 언급되었던 대로 금발 여우귀 청년이라고만 이야기했다.
그리고 잠시 후
연성으로 봄스를 죽이셨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봄스에게는 여우귀 취향도, 금발 직모 취향도 없다. 그리고 연성을 받은 봄스는 바로 프린트해서 회사 책상에다가 붙여놨다.
아니 이게..............원래도 내 안에서 미인으로 빛나고 있었는데 역시 상상으로 있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무튼 그 이후로도 멘던님은 꾸준히 세이메이 연성을 해주셔서 봄스를 살게 해주셨다...정말 감사합니다...진짜...이야기 밖으로 따로 분리가 되지 않는 캐릭터였음에도 불구하고 멘상이 계속 연성을 해주셔가지고 그나마 진짜 숨 좀 쉬면서 덕질할 수 있었던 듯......
* 정말............치명적으로 귀엽지..............
(3) 카미가카리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함
니르바나 이후로 마스터 볼 때마다 '세이메이 살려 주시오....................' 하고 빌면서 쫓아다녔다.......
아니면 하다못해 세이메이한테 행복한 내세라도.......다음 생에서라도 행복하게.......하고 울면 마스터는 말했다..
마스터 "카미가카리의 세계에서 죽었을 때 영혼이 남는 건 인간 뿐입니다. 그 외의 종족이나 아라미타마는 혼도 남기지 않고 소멸합니다."
어차피 우리 원작 세계관도 안 따라간 이야기였는데 왜 그 부분에서만 칼같이 원작 설정을 유지하는건데 왜
대신 그러면서 말하기를, 세이메이가 사는 걸 보고싶다면 세이메이를 살리는 시나리오를 쓰면 된다고 했다.
그렇다.
사실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캐릭터라면, 그 이야기를 자유롭게 이어가면 된다.
그리고 나는 시나리오를 쓰는 일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썼다. 카미가카리 플레이 2회 이후, 거의 한 주에 한 편 속도로 카미가카리 시나리오를 뽑아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 어떤 시나리오에도 세이메이는 등장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규격화 된 시나리오는 어떤 캐릭터가 오더라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내 철칙 때문에, 세이메이를 살리겠다는 동기로 이야기를 시작하더라도 사건을 개연성에 맞게 정리하다보면 번번히 세이메이의 존재는 지워졌다.
그렇지만 그 모든 시나리오에는 조금씩 세이메이의 파편 같은 특징들이 들어갔다.
그 정도라도 좋았다. 이야기 속에 사는 캐릭터니까 계속 이야기를 써서 살리고 싶었다. 이런 캐릭터가 있었음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이야기를 멈춰서 죽게 두고 싶지 않았다.
그 때의 시나리오 중 몇 개는 공개 중인데, 그 중 '낙월옥량'(링크)은 가장 세이메이의 모티브가 진하게 녹아든 시나리오라서 기회가 된다면 플레이 해 보셨으면 좋겠다.
* 세이메이에게 답을 들려주기 위해서 쓴 시나리오라고도 했고,
실제로 플레이 해 보신 분들도 그 점에 공감을 해 주셨다.
사실 이거 돌리고 나면 진짜로 세이메이한테서 졸업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애초에 낙월옥량은 제목이 '죽은 사람을 애타게 그리워함'이라는 뜻이기도 하고......................(ㅎㅎㅜㅜㅜㅜ)
그렇게...
몇 개월에 걸친 다양한 앓이가 이루어지던 어느 날이었다.
카미가카리에는 '마경탐색' 이라는 추가 룰이 있다.
일종의 인스턴트 던전 같은 느낌으로, 마경이라고 불리는 어떤 던전의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 나가는 느낌의 던전 탐사형 룰이다.
마스터가 마경탐색 한 번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추가룰을 플레이해서 나쁠 것은 없으므로 나는 흔쾌히 오케이 했다.
그리고 마스터가 들고 온 시나리오의 제목은
보라 벚꽃 이었다. (무라사키의 이름자가 보라색이라는 뜻이다...........................)
심지어 무라사키는 아예 고정이었다.
소멸해 사라진 세이메이를 만나러 가는구나.
나는............울게 되겠구나.............................
시나리오 제목을 보자마자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무라사키가 고정인 시점에서 짐작했지만, 마스터는 플레이어들을 모아오되 '카미가카리 플레이 경험이 있고 (마경탐사는 추가룰이니까), 무라사키와 세이메이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을 모아오라고 했다.
ORPG였기 때문에 캐나다에 있었던 멘던님을 일단 소환하고, 부산 가서 오열하면서 세이메이 이야기를 들어주셨던 코기님도 불렀다. 그리고 카미가카리 뇌신초래를 플레이 했었던 트친 베릴님을 잡아서 세이메이의 이야기를 아는 뇌로 만들었다. (사실 그 때쯤에는 내 트친들 모두 모를 리가 없긴 했다......하루에 몇 번씩 세이메이를 부르면서 우는데 모를리가......)
* 세션 카드는 신천우님께서 만들어주셨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그렇게 다시 네 명이 모였고, 보라 벚꽃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투 비 컨티뉴........
미안하다, 다음 화는 다시 세션 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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