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고해성사는 할 수 없었다. 손 아래에서 마츠오카가 퍼석 하고 부서지던 느낌이 생생했다. 그 아래로 흐르던 질퍽한 피의 냄새도.
주님.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바이러스 탓인 것은 알고 있었다. 마츠오카는 오래 전에 이미 감염되어 보나가 붙들지 않았어도 죽었을 것이다. 알고 있었지만 날마다 반복되는 그 악몽은 여전히 보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네 신은 아직도 너를 용서해주지 않았니?"
비웃는 것 같은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렸다.
보나는 다급히 고개를 들었다. 보나의 눈이 닿는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새벽 빛을 받는 십자고상이 괴로운 것인지 인자한 것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보나를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보나야."
뒤에서 도명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제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던 보나는 고개를 끄덕이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근데 너 그 때 말하려던 게 뭐였어?
뭐?
그, 왜. 나가면 나한테 할 말 있다는 거.
아, 그거.
묵직한 소리를 내며 닫히는 성당 문 뒤로 둘의 목소리가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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