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날개 공원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아홉 시를 넘긴 시간이었다. 가로등이 켜져 있었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주위는 어두컴컴하고, 오가는 사람들이라고 해봐야 산책 나온 사람들 몇몇이 전부인 터라 공원은 평소와 다른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뽐내고 있었다.
벌써 어둡네, 집에 들어가면 아빠한테 뒤졌다. 보드람의 투덜거림에 어차피 야간 자율학습 빠진 게 들키면 혼나는 건 똑같지 않냐는 승하의 말이 따라붙었다.
"그래서... 이 공원에 그 뭐냐, 새 조각상? 그걸 찾아아 하는거 아냐?"
"조각상이 어디 있었더라. 기억나는 사람?"
승하와 지하의 말에 연과 보드람은 서로를 한 번 쳐다보고는 어깨를 으쓱 하고 고개를 돌렸다. 자주 오는 곳도 아닐 뿐더러 이곳에 무슨 조각상이 있는 지 눈여겨 본 적도 없던 까닭이었다.
이따금 껌뻑이는 가로등 빛에 의지해 주변을 둘러보던 승하는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어둠 속에서 찾은 그것은 목표로 하던 조각상이 아니었다.
노숙자로 보이는 지저분한 행색의 사람이 바닥에 축 늘어져 있었다. 승하는 숨을 죽이고 천천히 그 사람의 모습을 살폈다. 승하가 눈 앞에 서 있는데도 늘어져 있는 사람은 마치 죽은 것처럼 미동조차 없었다.
이게 그 무기력증 환자인가.
소문을 듣고 조사를 하기는 했지만 환자를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승하는 놀란 가슴을 가다듬고는 툭툭 쓰러진 사람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저씨, 정신 좀 차려봐요. 아저씨? 아저..."
승하의 말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쓰러져있던 남자의 괴성이 공원에 울려 퍼졌다.
"씨발, 뭐야!"
"야!"
난데없이 울려퍼진 소리에 보드람과 지하가 달려온 순간 본 것은 바닥에 쓰러진 승하와, 승하의 목을 잡아 누르고 있는 노숙자의 모습이었다. 둘이 달려들어 잡아 떼자 노숙자는 앓는 소리를 내며 다시 죽은 듯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얼떨떨하던 정신을 다잡은 듯 숨을 고르던 승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욕설과 함께 쓰러진 노숙자를 걷어찼다. 승하의 발길질에 노숙자는 힘없이 떠밀려 갈 뿐,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괜찮아?"
승하를 다독이던 지하는, 짧은 물음 끝에 어? 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너, 목에. 뭐야, 여기 시꺼멓잖아."
"어?"
지하의 말에 승하는 목을 매만졌다. 그 말마따나, 노숙자에게 붙들렸던 목에는 멍이 든 것처럼 까만 자국이 남아 있었다. 승하가 다급히 목을 문질러 보았지만 손에 묻어나는 것은 없었다. 또한 방금의 노력이 무색하게 목에 있던 검은 자국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손에 무언가 묻었나 싶어 지하가 노숙자의 손을 살펴 보았지만, 조금 지저분한 것을 빼면 특별히 그렇게 검은 자국이 묻어날만한 손은 아니었다.
"으, 기분 나빠...화장실 갔다올래. 빨리 조각상이나 마저 찾아 봐."
승하는 그렇게 말하고 지하와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거울에도 선명하게 비치는 검은 자국은 물이나 승하가 들고 다니는 클렌징 제품으로도 지워지지 않았다. 짜증스러운 투덜거림 끝에 승하가 조금 낮은 소리로 덧붙였다.
"이거 병 아니야? 내 오컬트 책들에서 이거랑 비슷한 증상을 봤던 게...약 백 가지 정도 떠오르는데."
"설마, 그런 소리 하지 마. 소름 돋아."
설마 별 일 있으려고. 정말 소름이 돋은 듯 양 팔을 쓸어내리는 지하를 보며, 승하는 작게 웃고는 나가자며 가볍게 등을 떠밀었다.
그 사이 이 연과 보드람은 사람 허리 정도 높이까지 오는 작은 새 석상 앞에 서 있었다.
"날개 밑이라고 그랬나?"
연은 석상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수상한 아저씨의 말을 들었을 때 생각했던 것은 날개를 펼친 새 조각상이었는데, 막상 마주한 석상은 날개를 접고 앉아있는 새 석상이었다. 화장실에서 돌아온 승하와 지하도 다가와 함께 석상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을 때,
"응? 여기 무슨 자국이 있는데."
지하가 석상 아래쪽을 가리켰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옅게, 바닥에 끌린 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거 움직이나봐. 밀어볼까?"
지하의 말에 승하는 빨리 밀어보라는 듯 일행에게 까닥 턱짓했다. 겐지는 화물 미는 거 아닌데. 보드람은 툴툴거리며, 이미 석상에 붙어서 낑낑대고 있는 연과 함께 석상을 밀었다.
그리고 그 순간, 조각상이 밀려난 그 자리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이게 뭐야!"
"이거 그 시공의 그 으악!"
의미를 알 수 없는 이 연의 비명과 함께 모두는 어디론가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다.
일그러져가는 주변 공간이 보인다.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이내 어두워졌던 시야에 보이는 공간은 이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낯선 공간이었다. 폐허와 같이 부서진 도시, 희부연 빛의 하늘과 하늘에 떠 있는 돌덩이들, 그 모든 이질적인 장면을 지나쳐, 정신이 들었을 때 넷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곳에 서 있었다. 무너져 내려 폐허가 된 건물들 사이로 죽음같은 적막이 떠돌았다. 이게 뭐지, 여기는 어디야. 그렇게 말하는 넷의 목소리마저 메아리쳐 돌아올 정도로 고요한 곳이었다.
"...목이..."
"승하야!!"
"목이...아파..."
혼란도 잠시, 승하는 다급히 양손으로 목을 틀어쥐었다. 가쁘게 숨이 오르내리는 목에, 아까의 그 검은 자국이 괴이한 보라색으로 물든 것이 보였다. 승하가 고통을 호소하며 바닥에 쓰러지는 순간, 승하를 제외한 셋은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낯선 기척을 느꼈다.
그것과 가장 닮은 형상이라고 하면 단연 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목 안쪽으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사족보행하는 그것은, 그 어떤 맹수와도 닮지 않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죽는다. 짧은 단어가 모두의 머리를 스쳤다. 자명하게, 그들은 죽을 것이었다. 대항할 방법도 없었고 그 시시각각 울음소리를 내며 닥쳐오는 죽음을 피할 방법도 몰랐다. 위협하듯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그 괴물들과 싸울 수 있는 방법이란 없었다. 거기 있는 넷 모두 평범한 학생에 불과하며 정체조차 알 수 없는 맹수의 습격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것은 분명했다.
힘.
힘이.
힘이 필요했다.
"아."
짧은 탄성과도 같은 소리가 모두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이유도 원리도 알 수 없었다. 이해는 할 수 없었지만 거기 있던 셋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셋의 안에 어느 순간인가부터 새로 태어난 '능력'의 존재를.
"나 이거 알아. 주인공의 각성 장면이야."
연의 들뜬 목소리에 보드람은 앞으로 나섰다.
"감탄은 나중에 하고 일단 작살내버려!"
그렇게 외치는 보드람의 손에는 방금까지는 없었던 쇠파이프가 들려 있었다. 어디서 어떻게 나타난 것인지, 그 모습을 보던 지하와 연은 묻지 않았다. 물어도 보드람 또한 대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해 대신, 보드람은 소리를 지르며 가장 가까이 있는 괴물에게 달려들었다. 쇠파이프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괴물의 머리에 명중했고, 크게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괴물은 그 자리에서 검은 연기로 변해 흩어졌다.
그와 동시에 날카로운 정적이 괴물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몰아내듯 울려퍼졌다. 괴물의 옆으로 날아들어 박히는 총알에 보드람은 뒤를 돌아보았다. 지하의 손에 들린 권총이 연기를 뿜고 있었다. 빗나갔네. 그렇게 말하는 지하의 목소리는 유감보다도 나직한 들뜸을 담고 있었다.
이 연이 허공에 손가락을 움직여 방향을 가리키자, 날카로운 섬광이 어슴푸레한 공간을 가르고 날아가 괴물의 몸을 꿰뚫었다. 꿰뚫린 괴물이 연기로 화하여 사라짐과 더불어, 투창과 같은 형태였던 빛무리도 다시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바닥을 날카로운 것이 찍어내린 자국만 남아 있었다.
당연히 사냥감이라 생각했던 것들의 저항에 괴물들은 경계하는 듯 주춤거리더니 그 중 한 마리가 보드람에게 달려들었다. 그 엄청난 힘에 떼밀려 함께 굴러가면서도, 보드람은 이상하게 아까처럼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보드람은 침착하게 쇠파이프를 들지 않은 손으로 괴물의 목덜미를 잡아 그대로 바닥에 내쳤다.
"조져버려!"
보드람의 외침에 지하는 내쳐진 괴물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번쩍이는 빛과 함께 푸른 벼락이 괴물의 몸을 꿰뚫었다. 파스스 괴물의 몸은 흔적도 없이 흩어져 사라지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괴물들은 천천히 뒷걸음질 치다가 몸을 돌려 그들이 나타났던 어둠 속으로 다시 모습을 감추었다.
"승하는 괜찮아?"
괴물들이 물러나자 이 연은 그렇게 묻고는 다급히 쓰러져있는 승하에게 달려갔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아까보다는 목의 통증이 덜해진 것인지, 연의 부축을 받아 몸을 일으키며 승하가 물었다.
"모르겠어. 막 이상한 개같은 놈들이 나오더니...손에서 막 무기 같은 게 나와!"
지하의 들뜬 목소리에,
"부르면 다 나오는건가? 신민아 나와라!! 신민아!!"
보드람의 헛된 외침이 울려 퍼졌다. 물론 그 부름에 응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 허튼 외침을 따라 허공으로 시선을 돌렸던 승하의 시야에 낯선 하늘의 풍경이 들어왔다.
하늘에 떠 있는 그것은 천체가 아니었다. 별처럼 높은 곳이 아닌, 그러나 손에는 닿지 않을 높이에 떠있는 그것들은 제각각의 크기를 한 육면체들이었다. 재질도 용도도 구분이 가지 않는 그것들은 어느 지점을 중심으로 둥그렇게 뭉쳐 마치 달이나 태양이라도 된 것처럼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뭐야, 여기. 진짜 시공의 폭풍이야?"
연의 목소리에 연을 제외한 셋은 막막하게 펼쳐진 하늘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신민아를 부르는 것은 포기했는지 조금 맥빠진 보드람의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그런데 우리, 어디로 나가...?"
짧은 정적이 일었다.
"모르겠어..일단..걸을까?"
이곳이 어디인지도 모르는데 나가는 방법이야 알겠냐만은. 난 이제 집에 들어가면 뒤졌어. 그렇게 볼멘소리를 하며 터덜터덜 걷는 보드람이 제일 뒤에서, 그리고 당장 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고 농담 섞인 위협을 하는 승하가 제일 앞에서 자리를 잡고 일행은 걷기 시작했다.
그 어느 곳에서도 넷을 제외한 다른 사람의 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불안과 낯선 힘에 대한 흥분이 섞인 이야기를 두런두런 주고받으며 걷던 일행은 광장처럼 넓게 펼쳐진 공간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광장의 중앙에 서 있는 익숙한 실루엣을 보았다. 그 실루엣 또한 고개를 들어 일행을 쳐다보았다. 넷을 반기는 듯 가볍게 미소를 짓는 그 인영은, 오승하의 모습이었다.
"너 동생 있냐?"
"뭐야뭐야. 쌍둥이야?"
술렁거림이 가라앉기도 전에, 그 익숙한 모습은 훅 사라지듯 일행의 앞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안, 녕...승하야?"
입꼬리가 광대뼈까지 올라간 기괴한 웃는 얼굴을 하고, 승하와 똑같이 생긴 그 인물은 승하의 눈 앞에 서 있었다.
"내..내가 널 얼마나..찾..찾았는데..."
모두가 그 말을 이해하기도 전에, 승하의 앞에 선 또 다른 승하의 모습은 푸른 연기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연기는 그대로 승하의 입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컥...!! 커억...!컥!!!"
"미친, 먹었어?!"
"토해! 토해!!"
소란 속에서 승하는 목을 부여잡고 자리에 쓰러졌다. 연기는 순식간에 승하의 입 안으로 모두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승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일행을 쳐다보았다.
"이..이제 이 몸은..내 거야..."
작은 키들거림이 섞인 목소리로 승하가 입을 열었다.
"히히히..안녕..친구들? 난 승....승하야.."
"야, 이 미친 놈아!! 승하 내놔!!!"
"잠깐?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 봐!"
승하의 말에 지하의 날카로운 외침과 연의 놀란 목소리가 겹쳐졌다.
"으..응..이..몸은 이제 내..거고..난..승하를..사로 잡았어...정신은..죽지 않았지만...날 죽이면..동시에..죽을걸...?"
익숙한 승하의 얼굴 위로 섬뜩한 웃음이 스쳤다. 지하는 다급히 승하의 양 어깨를 붙들고 흔들었다.
"승하야! 정신차려!!!"
"히히히....나야, 나야.. 나도 승하야...내가 싫어...?"
"웃기지 마, 넌 승하가 아니잖아!!"
"나도 승하야!! 승하라고!!! 내..내 내 말 들어!!!! 안 그러면...안 그러면...!"
지하의 외침에 승하는 지지 않으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승하는 어느새 나타난 식칼을 손에 쥔 채 자신의 목을 향했다.
"...나랑 친구 할 거지?"
더없이 온화한 승화의 목소리 위로 정적이 스쳤다.
"그, 다른 반에. 사람이 바뀌었다던 그거...이런 식으로 바뀌어 버린 거 아니야?"
이 연은 낮에 승하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친구할게!! 할게!! 할테니까 그거 내려놔아아아!"
보드람의 다급한 외침에, 승하는 웃으며 손에 든 칼을 떨어뜨렸다. 딸그랑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좋아, 이제 집에 갈까?"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승하는 일행을 향해 살짝 웃어보였다. 그 모습은 셋이 알던 승하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그래서 위화감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 내 말을 잘 따른다면..승하, 찾을 수 있게 해줄게. 내가 좀 더 완전해진다면..."
승하의 말에 지하는 아랫입술을 살짝 짓씹었다.
"....그 말 진짜지? 돌려주는거지?"
지하의 날 선 목소리에 승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진짜야...진짜..나랑..친...친..친구해 줘.."
"그래. 친구 하자, 해. 와, 나 여자친구 생겼다."
보드람이 맥없이 대답했다. 나중에 거짓말 하기 없기다. 확인하듯 지하가 한 번 더 그렇게 물었다. 승하는 가볍게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데려다줄게."
승하가 그렇게 말한 순간, 주변의 풍경이 이곳에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일그러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넷은 거대한 입구처럼 보이는 곳 앞에 서 있었다.
"저걸..타고 나가. 저기로 가면...너희들이 나온 입구..로 나와...아마도..."
"...너는? 여기에 있는거구?"
입구라고 가리킨 곳을 바라보던 연은 고개를 돌려 다시 한 번 승하를 쳐다보았다.
"난..여기에..있을거니까...자주..만..나..러..와..줘...안..그..러..면..."
"...가자."
안 그러면, 죽어버릴거야. 섬뜩한 말 위로 지하의 단호한 목소리가 겹쳤다. 먼저 걸어가기 시작한 지하의 모습을 보던 연은 한숨을 내쉬더니 주머니를 뒤져 주먹만한 솜인형을 하나 꺼내 승하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간 이거라도 가지고 있어. 심심하진 않을테니."
"..으..응...넌..참..친절한..친구..."
승하의 얼굴 위로 미소가 번졌다.
손을 흔들어주고 입구를 통과하자 아까와 같이 속이 울렁거리며 어디론가 끌려가는 느낌과 함께, 셋은 공원에 서 있었다. 시계는 밤 열 두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대체 뭐가 뭔지..."
"우선 얘들아. 승하..."
어리둥절해하는 보드람을 보던 연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연의 말을 짐작한 듯 지하도 푹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뭐라고 해야하지. 승하는... "
"...우선은 협조해주는걸로 하자. 보통 저런 캐릭터는 협조 해주면 문제 없을걸?"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지만...여기 승하는 뭐라고 둘러대?"
"어...아프다고 하자."
셋이 머리를 맞댄다고 특별한 수가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동시에 그것은 셋이 직면한 현실이기도 했다.
"...그 방법 밖에 없네..빨리 승하를 되돌려놓자.."
지하의 결연한 목소리가 심야의 공원에 잔잔하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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