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일시 : 2019년 1월 12일 저녁 8시 30분 - 11시
시나리오 제목 : 돌아갈 길은 좁고, 세워진 벽은 높으니 (이하 돌길)
GM : 아본님
플레이어 : 봄스 (PC1 하나에 토라), 베릴님 (PC2 텐묘 마모루)
* 이하 해당 시나리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내가 알고있었다면 어때? 사실 나는 모든 걸 기억하고 있었고..."
"그만!"
"다 죽은 도장 하나 살려보겠다고 아둥바둥하는 걸 구경하는게 우스워서 옆에 있었던거라면?"
"더 이상 거짓말하지 말거라."
"내가 몇 년 동안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해?"
"그것은, 너만이 알겠지."
"그래. 내가 앞으로 할 말도 전부 다 거짓말이니까. 그렇게 알고 들어줬으면 좋겠네."
돌길좁 세벽높!!! 탐라에 알티 되어온 시나리오 개요를 보았을 때부터 너무 좋아서 자리에서 일어서서 서성대고 있었는데 베릴님께서 불러주셔서 아본님 마스터링으로 플레이 하게 되었습니다. 흔쾌히 자리를 만들어주신 두 분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ㅠㅠㅠㅠㅠㅠ
제가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폭발을 앞둔 하스바의 연구소를 배경으로 칼을 겨누는 과거의 스승과 제자...라는 그 설정이 너무 좋아서 정말 덜컥 날짜를 잡고 기다렸습니다. 체감상 한 달은 기다린 것 같아요 그만큼 너무너무 좋아서 PC 핸드아웃을 곱씹으면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베릴님이 뒷면 받자마자 고통스러워 하시길래 아...ㅎㅎ...ㅎㅎㅎ...하고 찾아올 비극을 예상하고 있었고 그래서 저는 제 핸드아웃 받고 아 별거 없네요 ^^ㅎㅎ;;; 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있었습니다...당연히 별거 없을 리 없었지요...네....시노비가미의 비극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기인만다라의 회수를 위해 하스바의 연구소를 습격한 스승과 제자. 그러던 중 모종의 이유로 제자는 기인만다라를 자기가 가지겠다며 스승을 배신하고 스승은 그런 제자를 막아서는데...
시노비가미 2인 1사이클에서 주로 보이는 형태의, 두 사람이 가진 비밀이 서로 다른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정보 격차를 이용한 비극계 시나리오입니다. 아무리 괴롭더라도 거짓말을 하면서 스승을 배신할 수 밖에 없는 PC1, 그리고 PC1을 위해서라도 그런 PC1을 막아설 수 밖에 없는 PC2.
닌자의 비극은 언제나 사명과 마음의 충돌에서 오는 것이지요...닌자에게 마음이란 무엇인가...사실 도입에서 아니 ~~~ 해서 어쩔 수 없으니까!! 나 배신하는 거 아니니까!!!! 하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었는데 [이 비밀은 스스로 밝힐 수 없다] 라는 시스템의 대전제가!!!!!! 세계의 의지가!!! 으아악....으아악.....그래서 결국 거짓말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고....결국 엔딩 전까지는 솔직해질 수 없는 그 비극이 완성되는...시나리오였습니다.
"사랑해, 텐묘 마모루. 오래 전부터, 하나에 토라는 텐묘 마모루를 연모하고 있었어."
사실 코코로스트도 그렇고 2인 1사이클 시노비가미 시나리오는 양쪽 다 만족할 수 있을만한 해피엔딩이 구조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 조금 불만이 있는 부분이지만 비극에는 비극의 맛이 있는 법이니까요! 패자는 희생조차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야말로 시노비가미의 참맛이고 그래서 시노비가미의 비극은 그 특유의 비장미가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만족하고 싶으면 이겨라!!!! 정말 그야말로 비정한 닌자의 세계 그 자체...
특히 돌길은 PC2의 비밀과 맞물려서 PC2의 PL이 PC1의 행적을 보고 아 저건 기인만다라에 홀렸구나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 메타적으로 작용하는 구조가 굉장히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PC1은 PC2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걸 알면서도 한 번 시작한 거짓말을 계속 이어갈 수 밖에 없고요...개인적으로 도입에서 거짓말을 해야하는 게 굉장히 괴로웠는데 PC2의 비밀을 보고 그렇구나 이건 그냥 계속 거짓말로 밀고 가는 게 낫겠구나...하고 마음이 편해져서 닌자의 마음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ㅋㅋㅋ)
저는 정말정말 결말에 만족했는데 베릴님께 '그건 봄님이 이겼으니까 그렇죠!!!!' 라는 말을 들었고 그렇습니다.
저는 이긴닌자입니다.
힘내서 이긴닌자가 됩시다.
다시금 함께 플레이해주신 베릴님과 갓갓 마스터 아본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두서 없는 후기는 여기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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